기사 메일전송
활동가 건강권, 개인 넘어 사회의 과제로… 지원과 연대 방안 모색
  • 안종배
  • 등록 2025-07-04 08:19:42

기사수정
  • 2일 ‘공익활동가 건강실태 및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 개최
  • 활동가가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하다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이사장 박래군, 이하 동행)이 주관하고,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 후원한 ‘공익활동가 건강실태 및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개최됐다.

 

`공익활동가 건강실태 및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가 성황리 개최됐다. 왼쪽부터 구정혜 동행 배분위원장,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 윤간우 녹색병원 교수, 오현정 뜻밖의상담소 공동대표, 최영철 서울근로자건강센터 부센터장, 유여원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무이사, 홍다예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매니저(ⓒ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이날 토론회는 동행이 수년간 진행해온 긴급 의료비, 정밀 종합검진, 마음 건강 지원 사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활동가들이 겪는 건강 문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는 세 가지 주제 발제로 시작됐다.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은 의료비 지원 데이터를 통해 활동가 건강 문제를 노동안전보건 관점에서 분석했다. 윤간우 녹색병원 교수는 종합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질환과 정책적 접근을 제시했으며, 오현정 뜻밖의상담소 공동대표는 마음 건강 지원 사업 5년의 성과를 공유하며 심리적 위험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서울근로자건강센터,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건강 관리 시스템 구축과 상호 돌봄 문화 정착을 위한 아이디어를 나눴다.

 

진단: 제때 치료받지 못해 병을 키우는 활동가들

 

홍다예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매니저는 “모두의 인권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인권을 지키려는 사람의 건강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그 활동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이들이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예방의학 전문의)은 동행의 ‘긴급의료비 지원사업’ 신청 사례를 분석한 결과, “예방 가능한 건강 악화 사례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간단한 충치 치료 시기를 놓쳐 임플란트 시술까지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디스크나 관절염 같은 근골격계 질환도 마찬가지였다. 초기에 관리했다면 호전됐을 문제들이 치료 시기를 놓쳐 만성화되는 경우가 잦았다. 예방 가능한 건강 문제가 제때 관리되지 않아 병을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마음 건강 문제도 심각했다. 오현정 뜻밖의상담소 공동대표는 ‘공익활동가 마음 건강 지원 사업’ 5년간의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활동가들이 매우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서야 지원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리 지원을 신청한 활동가 중 56%가 상담 전 검사에서 ‘중간 수준의 우울’ 상태였고, ‘상당한 우울’ 이상인 경우도 13명에 달했다. 스트레스 척도 검사에서는 응답자의 85%가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한 ‘극심한 스트레스’ 집단으로 분류됐다.

 

제언: 자기 돌봄(활동가)에서 서로 돌봄(동료활동가), 함께 돌봄(지역·사회)으로

 

윤간우 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조직의 책임을 더욱 강조했다. 그는 “활동가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가려면 일하는 공간의 건강한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건강 악화의 원인이 개인보다 업무 환경에 있는 만큼 검진부터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조직 차원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영철 서울근로자건강센터 부센터장 역시 “활동가의 건강은 공동의 문제며, 공동의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문화적 기반을 강조했다. 그는 “활동가의 건강 문제가 개인의 불운이 아닌 공동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싹틀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여원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무이사는 ‘관계’라는 핵심 자산을 기반으로 돌봄망을 확장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활동가들이 가진 풍부한 관계 자산을 건강관리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으로 △신뢰하는 의사와 단체 차원에서 관계를 맺는 ‘주치의 만들기’ △동료와 함께 운동하는 ‘건강 습관 형성’ △지역 주민과의 ‘관계망 형성’ 등을 제안했다.

 

연대: 개인과 조직을 넘어 ‘노동보건’이라는 사회적·제도적 접근으로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은 활동가들의 건강 문제를 ‘노동권’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활동가들의 건강문제 담론을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건강 관리’라는 더 넓은 틀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영철 부센터장은 여러 단체가 협력해 활동가들이 마주하는 유해·위험 요인을 목록화하는 ‘위험성 평가’를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건강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문화에서 벗어나 공동의 해결책을 찾는 출발점을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내놨다.

 

여진 동행 사업처장은 “이번 토론회는 활동가 건강 의제를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특히 바보의나눔과 같은 후원기관의 든든한 지지 덕분에 사업을 확대하고 공론의 장을 열 수 있었다. 앞으로 동행은 활동가 스스로 건강의 주체로 서고, 서로를 돌보는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건강권 학교’ 같은 논의의 장을 꾸준히 마련하고, 전문 기관과 연대를 강화하고, 유급 상병수당 도입 등 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코스피 급등에 매수 사이드카 발동…올해 26번째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이상 급등하면서 27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26번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이상 급등하면서 27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26번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0시 13분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
  2. 국민권익위,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입소 장병 대상 고충 상담 실시 국민권익위원회는 26일 충청남도 논산시 육군훈련소 입영 심사대에서 입소 장병과 가족을 위한 `맞춤형 달리는 국민신문고`를 운영한다. 국민권익위,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입소 장병 대상 고충 상담 실시국민권익위의 `국방·군사 옴부즈만`은 국방, 군사, 보훈 분야의 고충민원 해결을 위해 설치된 기구다. 2006년 12월 출범 이후 지난...
  3. 국회, 10월 4주차 정례브리핑 통해 주요일정 및 국정감사 계획 공개 국회사무처는 2026년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진행되는 국회 주요일정과 활동 내역을 담은 금주의 정례브리핑을 26일 발표했다. 국회, 10월 4주차 정례브리핑 통해 주요일정 및 국정감사 계획 공개이번 주에는 법제사법위원회, 국방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기후노동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회별로 국정감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 날부터 ...
  4. 강신철 국방부장관, 제1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석 강신철 국방부장관이 2026년 10월 29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제13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출국한다. 강신철 국방부장관이번 회의는 아세안 11개국을 포함해 한국, 미국, 일본 등 역내 주요국 국방장관들이 모여 역내 안보 환경을 평가하고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국방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강 장관...
  5. 이언주 의원, 지뢰피해군인 보상강화 3법 발의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무장지대 등 고위험 지역 내 지뢰·폭발물 사고 발생 시 국가의 조사 책임을 명문화하고, 피해 장병의 전상 인정을 보장하는 ‘지뢰피해군인 보상강화 3법’을 26일 대표 발의했다. 이언주 의원, 지뢰피해군인 보상강화 3법 발의이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군인사법’, ‘국가유공...
  6. 이형일 부총리, 경제현안간담회 주재…국내생산세액공제 등 논의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5일 경제현안간담회를 열고 국내생산세액공제 보완방안과 3대 핵심 사회정책 추진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번 간담회는 이날 오후 5시 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부총리를 비롯해 산업통상부 장관,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중소벤처기업부...
  7. 중기부, 제주 소상공인 브랜드 알리는 `제주 로컬 크라우드펀딩` 개최 중소벤처기업부는 26일부터 11월 24일까지 제주 고유의 특색을 담은 소상공인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는 `제주 로컬 크라우드펀딩`을 개최한다. 중기부, 제주 소상공인 브랜드 알리는 `제주 로컬 크라우드펀딩` 개최크라우드펀딩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다수의 참여자로부터 사업 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의 판로 지...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