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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을과 을의 싸움을 조장하지 마십시오”
  • 박보현 기자
  • 등록 2018-10-21 00: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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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 관련 페이스북에 글 올려 한국당 비판
  • "한국당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 위한 진지한 노력 한 적 있는가"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조사결과에 따른 엄정한 조치를 약속하는 한편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공세에 대해 "을과 을의 싸움을 조장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페이스북 타이틀 사진 

박 시장은 19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노력 등을 설명했다.


그는 "공공기관 취업을 위해 피땀 흘려 노력하는 이 땅의 수많은 취준생들을 생각하면 채용과정에서 공정하지 못한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라며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기 위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다. 만일 제기되는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드는 일은 오히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며 "제가 서울시장이 되고 가장 먼저 했던 일 중의 하나가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는 것이었다. 차별을 해소하는 일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시대적 과제였기 때문이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박 시장은 "비정규직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제가 가장 고민했던 것은 기존 공채 입사자들, 그리고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기존의 공채 정원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공시생, 취준생들의 취업 문이 더 좁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음으로써 우리의 젊은이들이 비정규직의 설움이 아닌 정규직의 당당함으로 사회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는 길은 더욱 넓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한 야당에서 공사가 안전관리직 외에 업무직 무기계약직도 정규직 전환한 것을 문제 삼는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박 시장은 "자유한국당은 구의역 김군과 같은 비정규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한 적이 있습니까?"라며 "이번에 무기계약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된 분들도 다 김군과 같은 사람들이다.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고, 성실하게 일하면 좀 더 나은 내일을 그릴 수 있길 바라는 이 땅의 노동자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청년 취준생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혔다고 말한다. 고용세습이라며 서울시가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도둑질했다고 한다. 이번 일을 문재인-박원순으로 이어지는 권력형 채용비리 게이트라고 호도하고 있다. 급기야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신성한 국감장을 시위현장으로 만들기도 했다"며 "비정규직 차별을 정당화하고, 을과 을의 싸움을 조장하는 모습에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통보다 불안이 사람을 더 좀먹는다고 한다"며 "비정규직이 시달렸을 고용과 생계 불안, 힘겨웠을 세월을 생각하면 서울시가 가장 먼저 시작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너무 늦은 것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함께, 비정규직 차별의 벽을 넘어가자"며 "우리 사회가 '나는 어렵게 들어왔는데 너희들은 왜 쉽게 정규직이 되느냐'는 생각을 하기보다, 무슨 일을 하느냐가 하나의 계급처럼 굳어져 버린 세태에 동조하기보다, 다양한 땀의 가치가 오롯이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이것이야말로 각자도생의 사회를 넘어서는 사회적 우정의 실현이다"라고 말했다.


글을 마치면서 박 시장은 '노동존중특별시장의 특별한 눈물'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동영상을 함께 올렸다. 동영상은 2012년 4월 30일, 비정규직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던 자리에서 눈물을 흘린 박 시장의 모습을 담고 있다. 


노동존중특별시장의 특별한 눈물 (출처=박원순 유튜브) 


다음은 박원순 서울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을과 을의 싸움을 조장하지 마십시오”


<어제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를 받았습니다>


여러 의원들께서 서울교통공사와 관련된 많은 의혹제기를 해 주셨습니다.
합리적인 문제제기는 언제나 고맙게 생각합니다.

공공기관 취업을 위해 피땀 흘려 노력하는
이 땅의 수많은 취준생들을 생각하면 채용과정에서
공정하지 못한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되겠지요.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기 위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겠습니다.
만일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드는 일은, 오히려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입니다>


우리사회는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많은 변화들을 겪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비정규직의 급격한 증가입니다.
비용절감을 위해 위험한 일, 회피하고 싶은 일을 외주화했고, 비정규직에게 떠맡게 했습니다.
그렇게 비정규직은 우리사회의 차별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서울시장이 되고 가장 먼저 했던 일 중의 하나가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정규직이었던 비정규직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고,
차별을 해소하는 일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시대적 과제였기 때문입니다.

같은 일을 하는데 누구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러운 차별을 받아서는
안되는 것 아닙니까?
그 설움을 받는 누군가는 여러분의 아버지고, 어머니일수도 있습니다.
제도화된 차별을 받는 그 누군가는 여러분의 딸이고 아들일수도 있습니다.

비정규직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제가 가장 고민했던 것은
기존 공채 입사자들, 그리고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이었습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기존의 공채 정원이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공시생 취준생들의 취업의 문이 더 좁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 놓음으로써
우리의 젊은이들이 비정규직의 설움이 아닌 정규직의 당당함으로,
사회의 첫발을 내딛을 수 있는 길은 더욱 넓어지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 불가피하게 한번은 원래 정규직이었던, 현재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되돌리는 일이 필요합니다.


<자유한국당은 구의역 김군과 같은 비정규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한 적이 있습니까?>


구의역 사고로 생명을 잃은 김군의 사연에 우리 모두는 안타까워했습니다.
김군의 뜯지 못한 가방속 컵라면을 보고 슬퍼했고, 제도화된 차별에 분노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를 끝내고 사람을 비용으로 치부하는 사회에 대한 깊은 반성을 했습니다.

이번에 무기계약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된 분들도 다 김군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고,
성실하게 일하면 좀 더 나은 내일을 그릴 수 있길 바라는 이 땅의 노동자 들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청년 취준생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혔다고 말합니다.
고용세습이라며 서울시가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도둑질했다고 합니다.
이번 일을 문재인-박원순으로 이어지는 권력형 채용비리 게이트라고 호도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신성한 국감장을 시위현장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비정규직 차별을 정당화하고, 을과 을의 싸움을 조장하는 모습에 매우 유감입니다.


<고통보다 불안이 사람을 더 좀먹는다고 합니다>


비정규직이 시달렸을 고용과 생계 불안, 힘겨웠을 세월을 생각하면
서울시가 가장 먼저 시작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너무 늦은 것일지 모릅니다.

함께, 비정규직 차별의 벽을 넘어갑시다.
우리사회가 “나는 어렵게 들어왔는데 너희들은 왜 쉽게 정규직이 되느냐”는 생각을 하기보다,
무슨 일을 하느냐가 하나의 계급처럼 굳어져 버린 세태에 동조하기보다,
다양한 땀의 가치가 오롯이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각자도생의 사회를 넘어서는 사회적 우정의 실현입니다.


다음주에는 국토위 국정감사가 있습니다.
남은 국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https://youtu.be/5QB21-tYe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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