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서울공대·KAIST·KBSI 공동연구팀, 은 나노촉매의 ‘숨은 반응 위치’ 찾아냈다
  • 안종배
  • 등록 2026-08-05 09:32:55

기사수정
  • 나노촉매를 통한 고체산화물 전지 전극 반응 성능 향상 메커니즘 규명
  • 고효율 수소 생산·친환경 발전 기술 앞당길 설계 원리 제시
  •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게재, Outside Back Cover 선정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정우철 교수 연구팀의 논문이 게재된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의 Outside Back Cover 이미지. 금속 나노촉매에 의한 고체산화물 전지 전극의 산소교환반응 촉진 원리를 형상화했다

같은 은(Ag) 나노촉매라도 전기를 만들 때와 수소를 생산할 때 서로 다른 위치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차세대 고체산화물 전지의 성능을 높일 새로운 설계 원리가 제시된 것이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정우철·한정우 교수 연구팀은 KAIST 김상욱 교수 연구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정범균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수행해 고체산화물 전지의 성능을 높이는 은(Ag) 나노촉매의 작동 원리를 규명했으며, 전지가 작동하는 방향에 따라 산소반응이 일어나는 위치와 메커니즘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체산화물 전지는 산소 이온의 이동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거나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차세대 에너지 장치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건물과 공장의 분산형 발전 시스템부터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생산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어 친환경 전력 생산과 수소에너지 활용 확대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화학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IF:30.5)에 게재됐으며, 우수성을 인정받아 Outside Back Cover 논문으로 선정됐다.

 

고체산화물 전지의 성능과 수명은 공기극에서 산소가 반응하는 속도에 크게 좌우된다. 지금까지는 실제 전극 내부가 복잡해 나노촉매가 정확히 어느 위치에서 어떤 방식으로 반응을 돕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기존 연구를 통해 금속 나노촉매가 전지 성능을 높인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촉매의 표면과 촉매가 전극과 맞닿는 경계 중 어느 부분이 실제 반응을 주도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과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촉매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가 복잡한 실제 전극 대신 구조와 조성이 일정한 모델 전극을 제작하고 크기와 간격이 균일한 금속 나노입자를 규칙적으로 배열해 촉매의 역할을 정밀 분석했다.

 

먼저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로 만든 얇은 전극 위에 은, 코발트, 팔라듐, 백금 등 다양한 금속 나노촉매를 올려 산소반응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촉진하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은 나노촉매가 가장 우수한 산소반응 촉진 효과를 보였다.

 

이어 은 나노입자의 크기와 배열을 체계적으로 바꾼 모델 플랫폼을 제작해 반응 위치를 분석한 결과, 전기를 생산하는 산소환원반응에서는 은 나노입자와 전극이 맞닿는 경계가 길수록 반응이 빨라졌다. 이는 은과 전극이 만나는 경계 부분이 주요 반응 장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향의 산소발생반응에서는 은 나노입자의 표면이 넓을수록 반응이 활발해졌다. 이를 통해 은 입자의 표면 자체가 중요한 반응 장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전압과 산소 농도를 조절하면서 두 반응이 진행되는 과정을 자세히 비교했다. 그 결과, 은 나노촉매는 산소환원반응에서는 산소가 전자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돕고, 산소발생반응에서는 산소 원자들이 서로 결합해 산소 분자로 빠져나가는 과정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전지가 작동하는 동안 전극 표면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방사광 분석과 원자 수준의 이론 계산을 함께 수행했다. 이를 통해 은 나노촉매가 전극 표면의 전자 상태를 변화시켜 산소환원반응을 촉진하고, 산소발생반응에서는 산소 원자들이 결합하기 좋은 반응 환경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촉매가 단순히 반응 속도를 높이는 첨가제가 아니라 작동 조건에 따라 반응 위치와 메커니즘까지 달라질 수 있음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와 수전해전지의 공기극을 설계할 때 촉매 표면과 촉매-전극 계면을 각각 최적화해야 한다는 새로운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이러한 설계 원리가 실제 전지에 적용되면 건물·공장용 분산발전 시스템의 발전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장치의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동일한 장치에서 전력 생산과 수소 생산을 모두 수행하는 가역형 고체산화물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겨 가정과 산업 현장에서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저장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정밀 나노입자 배열 모델 전극은 촉매가 실제로 어느 위치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구분해 분석할 수 있는 연구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고체산화물 전지뿐 아니라 수소 생산 장치, 다양한 전기화학 에너지 변환 장치, 산소 분리 기술 등 산소반응을 활용하는 여러 분야의 작동 원리를 밝히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연구를 지도한 정우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촉매의 성능뿐 아니라 실제 반응이 일어나는 위치와 작동 원리를 정량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다양한 에너지 변환 소재와 촉매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원리로 확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를 주도한 김진욱 박사는 현재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서울시립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조교수로 부임할 예정이다. 향후에도 나노촉매와 고체산화물 전지의 반응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고효율 에너지 변환 소재 및 소자 개발로 확장하는 후속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S-2024-00452853, RS-2025-00521316). 또한 포항가속기연구소 및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KBSI-PAL 8A2 AP-XPS 빔라인에서 방사광 기반 상압 광전자분광 분석을 수행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유니세프
하단배너_06 코리아넷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감사원, 서울시·천안시 하수도 사업 부적정 사례 적발 감사원은 지난 2026년 10월 2일, 국민과 기업의 불편을 해소하고 공직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실시한 특정사안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서울특별시와 천안시의 하수도 관련 사업에서 확인된 위법·부당 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감사원, 서울시 · 천안시 하수도 사업 부적정 사례 적발감사 결과, 서울특별시의 `하수도 GIS 정...
  2. HD현대, 키윗과 미국 조선산업 재건 나선다 HD현대가 미국 현지에 신규 조선소를 건립한다. HD현대는 현지시간 22일(목) 미국 최대 건설 · 엔지니어링 · 인프라 기업 `키윗(Kiewit)`과 `조선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HD현대는 현지시간 22일(목) 미국 최대 건설·엔지니어링·인프라 기업 ‘키윗(Kiewit)’과 ‘조선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
  3. 산업통상부, EU 탄소국경조정제도 하류재 확대 대비 수출기업 설명회 개최 산업통상부는 2028년부터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대상이 하류재까지 확대됨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을 위한 맞춤형 설명회를 개최했다. 산업통상부, EU 탄소국경조정제도 하류재 확대 대비 수출기업 설명회 개최이번 설명회는 23일 오후 2시 서울 트레이드 타워에서 열렸으며, EU CBAM의 영향권에 있는 주요 기업 임직원 100...
  4. 관악구 학교 밖 청소년들의 꿈과 가능성을 밝히다… ‘별빛 축제 - 소문의 별빛’ 성료 `별빛 축제 - 소문의 별빛` 참여 청소년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관악구 학교밖청소년네트워크(이하 관학넷)는 지난 10월 16일(금)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관악구 도림천 수변무대 일대에서 관악구 학교 밖 청소년 축제 ‘별빛 축제 - 소문의 별빛’(이하 별빛 축제)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별빛 축제는 관학넷이 주최한 행사...
  5. 식약처, 수능 앞두고 `프로프라놀롤` 오남용 주의 당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떨림 방지약`으로 오인되는 프로프라놀롤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카드뉴스를 제작해 22일 배포했다. 식약처, 수능 앞두고 `프로프라놀롤` 오남용 주의 당부프로프라놀롤은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베타차단제 계열의 전문의약품으로, 부정맥이나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 ...
  6. 100년 역사 중국 백주 ‘첨장’, 한국 시장 진출 1911년 출시돼 우량예의 양조 기술을 계승한 백주 `첨장`(AI 활용 이미지)수입사 금용(대표 소희형)이 중국 우량예 그룹의 대중형 농향형 백주 ‘첨장’ 500mL 제품을 국내에 공식 유통한다고 밝혔다. 첨장은 중국 백주의 주요 산지로 알려진 쓰촨성 이빈시에서 생산되는 우량예 제품이다. 우량예의 전통 양조 기술을 기반으로 품질을 ...
  7. 국방부,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 우발충돌 방지 위한 남북군사당국회담 제안 국방부는 26일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 일대의 우발충돌 방지와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해 남북군사당국회담 개최를 공식 제안했다. 국방부,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 우발충돌 방지 위한 남북군사당국회담 제안국방부는 최근 수년간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등 군사분계선을 침범하는 ...
TOP TODAY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